Hi! I'm an addict. [칼럼]난좀일기

난좀일기
-세상이 '예'할 때 '난 좀...' 어물어물 말꺼내는 난좀의 이야기



Hi! I'm an addict.







피중독이다.

하루에 서너잔은 기본으로 마시고, 그 중 반이상은 '독한 커피'이다. 입천장이 홀랑 데일 정도로, 땀이 금새 송송 맺힐 정도로 아주 아주 아주 뜨겁고, 진하게 내린 커피를 좋아하는데, 커피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나의 사랑스러운 커피를 딱 잘라 '매우 독한 커피'라고 부른다. 그리고 내 만성위염을 걱정하며 제발 작작 마시라고 말린다. 매정하고 무지한 사람들같으니!
바로 이런 게 중독자들의 특징이다. 말리면 화낸다.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점점 파멸에 가까워지면서도 중독된 바로 그것에 어떤 효험이 있을거라 믿는다. 나 역시 과음한 다음날 혹은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날은 커피를 더 챙겨마신다. 증상에 따라 마시는 커피도 다르다. 보통은 호랑이 연고처럼, 아무데나 다 통하는 그 '독한 커피'를 마시지만, 비가 와서 머리가 아플 때에는 계피가루를 뿌린 카푸치노를 마시는 등 나만의 진단과 처방이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엔 이 한잔의 커피가 오늘 하루를, 당장 지금의 기분을 나아지게 할 거란 희망이 있다. 어쩌면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그런 희망에 중독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한잔의 커피가 나의 하루를 깨우고, 이 한 잔의 술이 퍽퍽한 내 삶을 위로하고, 이 담배 한대가 약간의 평안을 불러다줄 거란 참 남루한 희망들.   

나는 참 별 것 아닌 것에서 위안을 얻는 중독자들보다 중독자가 아닌 사람들을 연민한다.
중독자들은 적어도 하나라도 감탄할 줄은 안다. '너무 맛있어', '너무 좋아'.
물론 그 감탄과 애정이 묘하게 꼬여간다는 게 문제이긴하지만. 절대로 어떤 것에도 휘청이지 않으면서 꼿꼿하게 앞만 보며 가는 사람들을 불러세우고 싶다. 미쳐봐. 무언가에 미쳐보란 말이야! 세상은 이다지도 미쳐있는데, 너무나 멀쩡한 사람들을 보면 무섭다.
삶의 아이러니 중에 하나는, 무언가에 홀리고, 미치고 잔뜩 빠져있어야만 제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독되었다는 건, 무언가를 너무나 너무나 좋아하고, 그것없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마치 연애와 같은 것. 나를 언제고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는 것 혹은 그런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둘도 좋고. 부단히 노력하여 살아가는 내내 단단히 삶에, 사람에, 사랑에 빠져 살아가고싶다.


 I'll drink life to the lees
-Alfred Lord Tennyson, 'Ulysses'






+ 아, '글쎄'와 나는 매일매일 현실의 잽, 스트레이트, 훅을 맞으면서도 계속 꿈꾸는 걸 보니 꿈중독 중증인 것 같아요. 원더버드의 노래처럼 '지칠 때도 된 나이에' 꿈꾸고 노래하는 우리가 걱정되시는 분들은 한 통화당 오백원의 ARS를 이용해 우리를 후원하시든가요. 아님 같이 미쳐주세요. '소리없는 메아리'. 혼자 미치는 거야말로 아주 미칠 노릇이거든요. 에브리바디 세이 호~ ;)


덧글

  • 우물쭈물 2010/03/28 13:01 # 답글

    [글쎄...] 호오~ (정말로 ARS 만들고 싶고나! ㅠㅠ)
  • 난좀 2010/03/29 16:09 # 삭제

    ㅎㅎars, 좀 비아냥거릴려고 한 이야기인데, 정말로 있으도 나쁘지 않을 듯ㅎ
댓글 입력 영역


user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