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가 헤여져야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


이제는 우리가 헤여져야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어제 tv를 보다가 베트남의 한 남자가 죽은 아내 시신 위에 종이를 붙여-마치 닥종이 공예처럼- 인형으로 만들고 그 인형과 생활하는 모습을 보았다. 철마다 새옷도 사서 (시신이 안에 든) 인형에 옷도 입혀주고, 인형 옆에서 자고, 근처에서 식사도 한다. 그 마을 사람들도 그의 지극정성 아내 사랑에 감탄하고, 취재진도 매우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보도했는데, 보는 나는 계속 불편하고 섬뜩하기까지했다. 
사랑했던 남자를 죽이고 그 시신과 평생 한 집에서 산 여자에 대한 이야기(Rose for Emily)를 읽긴했지만, 그건 허구여서 가능하겠거니 했는데, 이렇게 죽음과 삶이 한자리에 공존하는 게 가능하기도 한가보다. 동양적 가치관은 삶과 죽음을 서양보다 덜 분리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 고려해보아도 죽은 아내에 대한 아름다운 사랑이라기보다, 이별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아닐까.
그 집 아이는 인형때문에 엄마가 죽지 않은 것같은 느낌이 때때로 든다고, 그래서 좀 덜 슬프다고 했다. 이별이 발생하는 현실적인 시간은 존재하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실제 이별의 순간은 모두 다르다, 심지어 당사자들마저도. 저마다 다른 이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애도의 기간을 여유롭게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별은, 언제고 받아들여야한다. 제때 이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나 역시 그리 쿨한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나 이별을 제대로 못한 여파가 오래, 실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람 중엔 베트남 아저씨의 이야기가 단연 강한 사례인 것 같다. 
   사랑도 어렵지만, 이별도 참 어려운 모양이다.

  꽃이 피고, 잎이 나고 지는 것처럼 우리의 인연이 피고 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생의 여정임을 깨닫는 날, 우리의 고통도 끝이 난다.
생명이 죽음으로서 정의되듯이 사랑 또한 이별로써 정의된다고 할 수 있겠다.
-고미숙, <호모 에로스> 176p.

  이별을 사랑의 일부로, 죽음을 삶의 일부로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모두가 겪어왔듯이 참으로 힘든 날들이 필요로 하겠지만 인정하지 않고는 삶도 이어질 수 없을 것 같다. 어찌됐건 삶은 계속 되고, 또한 가장 순리에 가까운 모습으로 흐르게 되어있다. 베트남 아저씨와 그 가족에게도, 또한 때때로 몇몇 이별을 인정하지 못하고 뒷북을 오고무수준으로 치는 나에게도 유연한 마음이 생기기를! 봄이 되면 겨우내 언땅이 녹듯이, 자연스럽게-


by 난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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